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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자기방어권이란 무엇이며, 어떻게, 어디까지 정당화되는가? - 톨스토이적 평화주의가 끔찍한 전쟁의 광기로 돌변하는 이유

posted Mar 20, 2017

자기방어권이란 무엇인가? 쉽게 말하면, 자기방어권이란 자신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공격적인 침해로부터 그 자신의 신체와 재산을 정당하게 방어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예컨대 A라는 노상강도가 지나가던 B라는 사람에게 총을 겨눴다면, B라는 사람은 A라는 노상강도에게 똑같이 총을 겨누거나, 무력으로 제압하거나, 경찰에 신고하거나 (자기방어를 나 스스로가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 위임) 하는 등의 방법으로 자신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침해를 중단시키기 위해 정당한 방어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는데, 이것이 바로 자기방어권이다.

 

그러나 이러한 자기방어권이 정당화 될 수 있는 근거는 무엇인가? 만약 내가 진정하게 나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권리' 를 소유한다면, 당연히 내 권리에 대한 그러한 공격적인 침해들로부터 내 권리를 방어할 권리 역시 가지게 될 것이다. 만약 내가 내 권리를 그러한 침해로부터 방어할 권리가 없다면, 그건 곧 내 권리를 마음껏 침탈해가도 된다는 소리이기 때문에, 내가 나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권리를 아예 가지지 않는다는 소리와 전혀 다르지 않다.

 

톨스토이를 주축으로 한 비저항(Non-resistance) 평화주의자들은 자기방어권 또한 폭력이라며 부정하고, 설령 자신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공격적인 침해가 있더라도 저항하지 말 것을 주장한다. 이들은 그저 평화적인 설득을 통해 그러한 공격적인 침해를 중단해 줄 것을 권유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평화주의자' 라는 이름과 달리 역설적으로, 끔찍한 폭력과 전쟁의 광기를 용인하는 것이다. 폭력을 즉각적으로 중단시키고 물리치기 위해 무력으로 방어할 권리가 없다면, 그리고 그를 처벌할 권리 또한 없다면, 도대체 그냥 폭력을 해도 된다고 용인하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무차별적인 범죄가 발생하더라도 그저 손 놓고 지켜보라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그렇다면 이제 이러한 문제가 발생한다. 도대체 자기방어권은 어디까지 정당화 될 수 있는가? 만약 다른 사람이 내 신체와 재산에 대한 권리를 침해했다면, 그 다른 사람도 내 권리를 침해한 만큼 자신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권리를 잃는다(비례성의 원칙). 만약, 예를 들어, A가 B를 주먹으로 때렸다는 이유로, B가 A를 총으로 쏴 죽였다면, 이것은 B의 정당한 자기방어권의 행사가 아니고 A의 권리에 대한 또 다른 부당한 침해가 된다. 왜냐하면 B는 A가 가한 침해의 수준을 한참 넘어선(A가 잃은 권리의 수준을 넘어선) 방어 행위를 한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자기방어권은 항상 오직 나에게 일어나고 있는 신체와 재산에 대한 침해를 중단시킬 정도까지만 정당화 되는 것이다.

 

따라서 자기방어는 나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침해를 중단시키거나 일어나지 않게 하기 위한 모든 행동들을 말하기 때문에, 반드시 무장 상태가 아니라 비무장 상태에서도 얼마든지 이루어질 수 있다. 예를 들면, 보디가드 동행, 경비업체 고용, 경비견, 무인 경비 시스템, 신체적 제압, 방탄 차량, CCTV 설치, 보안실, 게이티드 커뮤니티, 심지어 인터넷 방화벽이나 해킹 방지 시스템 등 역시 자기방어의 범주에 포함된다. 따라서 자기방어는 이렇게 이미 우리의 일상생활 곳곳에 자리잡고 있다. 또한 자기방어권은 우리의 신체와 재산에 대한 '어떠한' 종류의 침해로부터도 변함 없이 우리의 신체와 재산을 방어할 수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에, 정부의 부당한 정책에 대한 불복종, 집회시위와 같은 시민적 저항(Civil resistance)역시 정당한 자기방어권의 행사라고 볼 수 있다.

 

개인 간의 자기방어는 언제, 어디서든지 가능하며, 지금 이 순간에도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우리가 국가라는 집단에 맞서 제대로 된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방법은 거의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국가는 우리들이 무기를 사용하지 못하도록 금지할 수 있고, 정작 자신들은 엄청난 양과 종류들의 무기와 군사 설비들을 독점한다. 즉, 폭력을 독점하고 있다. 이러한 부당한 폭력의 독점이 바로 국가가 개인의 신체와 재산을 매우 손쉽게 침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주며, 또 우리가 국가라는 폭력 집단에 맞서 자기방어를 할 수 있는 여지 자체를 박탈해 버린다. 그래서 우리는 국가가 일으키는 전쟁에, 국가가 가하는 폭력에 항상 무력하게 당하고 만다. 그러나 국가의 가장 큰 위험은 독립적이며 지적인 비판이다(Rothbard). 따라서 우리는 항상 국가에 맞서서 사고하고, 비판하며, 깨달은 사실을 전파하고, 또 거리로 나와 맞서 싸워야만 한다. 우리 모두의 자유를 위해서 말이다.

 

글: 최민석 (Students for Liberty Korea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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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 '1'
  • J 2017.03.23 12:49
    잘 읽었습니다. 혹시, 살인범에 대한 처벌은 어떻게 이루어져야 한다고 보시나요? 다른 사람의 생명 자체를 앗아간 사람은, 똑같이 생명을 앗아가는 것이 자유주의 사상에 맞을까요, 아니면 다른 방법이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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